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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산행 보행법

왕마구리 2007. 12. 18. 01:34
◈ 설상(雪上) 보행법

깊은 눈은 맨 땅과는 다르다.
굳건한 맨땅을 걷듯이 눈길에서 행동하면 체력소모가 심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아무리 체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효과적인 러셀 방법을 모른다면 깊은 눈에서 곧 탈진하고 만다. 천천히 가면 저항이 덜하지만 빨리 가려 할수록 저항이 거세지는 얕은 물 속을 걸어본 사람은 그 이치를 쉽게 깨달을 것이다.
또한 눈 밑의 상황을 잘 모르면서 함부로 발을 디디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얼음이 깨져 물 속으로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눈을 헤쳐 나가는 방법과 지형을 파악하는 눈을 가져야만 안전운행과 효과적인 운행을 할 수 있다.

설상 보행법과 러셀 방법에 앞서 일반원칙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설상 운행의 원칙은 일반 산행원칙과 다를 바가 없다. 즉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게 최 우선이다. 겨울산행은 적설량에 따라 체력소모와 운행거리가 차이가 난다.
탈진으로 무기력해지면 추위에 노출되면서 다른 계절보다 혹독한 시련을 당해야 한다.

특히, 장기산행에 나선 사람은 계획된 하루일정에 맞추기 보다는 자신의 체력 안배에 맞추는 운행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것은 팀의 체력안배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원칙이다.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정확한 방향을 잡아 나가도록 한다. 길을 한번 잘못 들었다가 다시 제 길로 들어서려면 체력은 갑절로 들기 때문이다.
러셀을 교대로 하는 것도 팀의 체력 안배를 고려해서이다.

다음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절대로 안전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어떠한 위험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다.
미끄럼 타기도 하나의 하산방법이지만 설사 면의 지형이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에 한하는 것이다.
눈이라는 물질이 만들어 내는 변칙적인 상황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킥 스텝 (Kick Step)
오르막을 오를 때 등산화 앞 부분으로 눈을 차듯이 디딘다.
설사 면에 계단식 발자국이 생기면 발이 수평을 유지하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는다.
따라서 등산화는 앞부분과 창이 딱딱한 중등산화여야 한다.

-플런지 스텝 (Plunge Step)
내리막에서 눈을 뒷 축으로 누르듯이 디딘다. 킥 스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설사 면에 계단식 발자국이 생기므로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을 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얼음 위에 눈이 살짝 덮였을 경우에는 미끄러질 염려가 많으므로 스톡이나 피켈을 보조 수단으로 삼고, 그래도 미끄러지는 곳에서는 아이젠을 신는다.

-레스트 스텝 (Rest Step)
급한 오르막에서 먼저 올린 다리로 올라설 때 다리를 쭉 펴서 체중을 완전히 옮겨 놓고, 짧은 순간 쉬는 방법이다.
폐와 심장이 회복되는 것을 도와주는 보행법인데. 다리를 펴는 것은 근육이 아니라 뼈로 체중을 버티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리를 올릴 때에는 허리를 약간 앞으로 굽히며 반동을 주며 체중을 옮기면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은 속도는 조금 줄어도 꾸준하게 오를 수 있다.
눈길 오르막뿐만 아니라 모든 오르막에서 통용될 수 있는 보행법이다.

- 러셀 (Russel)
파묻힌 무릎을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설사 면에서는 체중으로 눈을 헤지며 전진하면 된다.
그러나 무릎을 들어 올려도 전진할 수 없을 정도의 급사면을 이루거나 눈이 많이 쌓여 있을 경우에는 방법을 달리 하지 않으면 돌파할 수 없다.
심설 급사면에서는 아무리 허우적 댄다 해도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지 않으면 전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설 러셀의 주안점은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발판은 눈을 다져서 만든다.

발판을 만드는 요령은 이렇다.
몸 앞 쪽에 있는 눈을 스톡이나 피켈로 긁어 내린다. 이러면 무릎을 들어 올리기 쉬워진다. 무릎으로 긁어 내린 눈을 다져 발판을 만든다.
발판위로 올라선 후 다시 앞의 눈을 긁어 내린다.

분설일 경우 발판이 잘 다져 지지 않으므로 여러 번 다지는 수고를 해야 한다.
때로는 발판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눈이 건설일 경우나 잡목위로만 눈이 덮혀 밑이 허방일 경우가 그렇다.
어쨌거나 러셀의 원칙은 앞의 눈을 긁어 내리면서 발판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뒷사람은 앞 사람이 낸 러셀 자국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판이 무너져 내려 러셀의 효과를 무력화 시켜 뒷사람이 다시 러셀을 해야 하는 체력 소모전이 된다.

한번 다져진 눈은 다른 방향으로 힘을 받지 않는 한 잘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자국을 제대로 밟지 못하면 곧 무너지고 만다.

심설 오르막을 오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키 스톡을 발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눈이 신설이어서 도저히 발판이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에 스톡을 가로 눕혀 놓고 그 위를 밟고 올라서는 방법이다.
대개 두 대 정도만 놓으면 빠지지 않고 올라설 수 있다.
따라서 팀의 모든 스톡을 동원해야 하며, 오르막 구간이 길면 마지막 사람이 스톡을 앞으로 전달해야 한다.
심설에서는 당연히 링이 달린 스키스톡이나 피켈을 준비해야 한다.
눈을 맨손으로 긁어 내릴 수 있는 양이 얼마나 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러셀하는 사람의 체력소모가 심하므로 적절히 교대해야 하며, 뒷사람은 러셀의 전진속도가 느리므로 발이나 손이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체온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미끄럼타기
속칭 "엉덩이 썰매"가 가장 안전한 미끄럼타기(글리세이딩)이지만, 여기에도 세심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설사 면에 앉은 다음 미끄러지기 전에 피켈(또는 스키스톡)의 헤드(손잡이)와 샤프트를 두 손으로 잡고 엉덩이 뒤로 슈비체를 눈에 대고 누른다.
피켈을 누르는 강도로 속도를 제어한다. 발로도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활락 정지 자세로 들어갈 준비태세도 갖춘다.
앉은 자세나 선 자세로 발로만 지치는 방법도 있는데, 그만큼 경사가 심해야 한다.
고도의 균형감각이 필요하고 피켈이나 스톡의 사용법에 익숙해 있지 않으면 어려운데, 실제로 이런 자세로 미끄럼타기를 구사할 수 있는 일반 등산로는 거의 없다.

그러나 길이 없는 사면을 뚫고 나가다가 짧은 구간의 급사면을 만나면 이 방법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멀리 돌아 내려가지 않아도 되므로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다.
미끄럼타기는 가장 쉽게 빨리 신나게 하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는 방법이므로 속도를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가파르거나 빙판이 진 구간에서는 절대 금물이다.

-활락 정지
설사 면에서 실수로 넘어지면 피켈을 이용해 추락하는 몸을 정지 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설사면 횡단시 미끄러지거나 눈이 무너져 내렸을 때 이 기술은 생명을 건지는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적당한 장소에서 미리 익혀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혼자서 터득하기에는 쉽지 않으므로 등산학교나 경험자에게 배우는 게 좋다.

활락정지 방법을 구사하려면 우선 피켈이 있어야 한다. 위험구간이라고 생각되면 당연히 피켈을 움켜지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고꾸라지든 뒤로 자빠지든, 어떤 상태로 넘어졌든 간에 정지자세는 피켈을 쥐고 엎드린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넘어지는 순간 피크를 눈에 꽂음과 동시에 이자세가 되도록 몸을 돌려야 한다.

얼떨결에 슈피체를 먼저 눈에 꽂는 일은 없도록 한다.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피켈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정지상태는 피켈이 가슴을 가로지르는 상태에서 피크가 어깨부분에서 눈에 꽂혀 있어야 하고, 두 다리는 눈을 모아 제동되도록 벌리고 있어야 하며, 피크가 보다 깊숙이 눈에 박히도록 배를 설면에서 떨어지도록 웅크린 자세가 되어야 한다.
설사 면에서 넘어졌을 때에는 두발이 눈에 꽂히도록 곧추세우지만, 얼음사면에서는 아이젠이 걸리면 오히려 전복할 위험이 있으므로 정강이를 들어 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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