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48-1구간(황철봉구간) ▶
-- 적설과 너덜지대 통과의 어려움으로 눈산행으로 만족하고 중간(저항령)에 탈출을 실시한 아쉬운 대간 도전 --
▲ 전망봉에서 뒤돌아본 운해속의 대간
【 산행코스 】미시령(767m)/56번지방도 미시령 옛길→넓은공터→봉우리(약1080봉)→전망봉(약1120봉)-(너덜지대)→1318.8봉/전망봉→약1380봉→ 황철봉(1.381m) -(너덜지대)→저항령--(저항령계곡으로 탈출)→비선대진입등로→설악동주차장
【 도상거리 】약 5km 《 탈출거리 미포함, 백두대간 거리 누계 : 645.65km/94.51% 달성 》
【 산행일자 】2006년 12월 09일(토)~10일(일) 무박
【 날 씨 】맑 음
【 산행시간 】총 16시간 소요(휴식 및 식사 : 3시간 9분 포함)/실제 산행시간 : 12시간 51분 ※방향 및 등로를 확인하면서 지체한 시간도 실제 산행시간에 포함되어, 이를 제외하더라도 실제 산행시간이 약 10시간~11시간 사이로 추정됨.
【 참 가 자 】김경옥, 김순영, 김진순, 강호야, 정경복, 정순도, 천영면(이상 7명)
【 교 통 편 】9인승 봉고 이용
<< 갈 때 >> 잠실역 앞(23:21)-(88올림픽도로)→팔당대교-(6번국도/양평방향)-(44번국도/홍천방향)→클린턴휴게소(00:28~00:45)→46번국도분기점/내설악관광휴게소(01:45~02:12)-(46번국도/속초방향)-(56번지방도/미시령 옛길)→도적폭포 모텔 앞(02:45)
<< 올 때 >> 설악동주차장(21:00)→미시령터널-(56번지방도)-(갈때의 역순)→부천시청 앞(00:40)
【 산 행 기 】
지난번(제38-2구간) 산행때 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으나, 실제 산행 도전은 지난번과 동일하게 3명만이 실시를 하였다. 그러나 3명의 도전도 폐쇄된 등산로인 탓도 있지만 강원도 산간지방에 내린 많은 눈으로 등로가 모두 사라져 버렸고, 거대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3군데 너덜지대에 쌓여 있는 눈 때문에 산행의 어려움이 있어 많은 시간과 체력 소모로 짧은 거리(도상거리 약 8km)의 구간임에도 완주치 못하고 저항령에서 탈출을 시도해야만 하는 미완의 산행이 되었다.
처음부터 어려움을 예고나 하듯이 미시령 옛길은 미시령 정상 약 2.5km 지점(도적폭포 모텔 입구)부터 도로 결빙으로 차량을 통제하는 통제선이 설치되어 도보로 미시령까지 접근하는 어려움이 따랐다. 미시령에 도착하여 산행을 통제하는 안내문이 있는 철조망을 통과하고 진입을 시도하여 절개지를 치고 눈 덮힌 등로를 찾아 오르지만 무릎 이상으로 차오르는 눈 속을 뚫고 오르는데 여간 어려움이 따를 뿐만 아니라 능선에 붙어서도 최근에 등산객의 출입이 없었던 까닭에 눈들이 그대로 쌓여 있어 많이 쌓여 있는 곳은 적설량이 50cm가 넘어 길을 개척하며 앞으로 나가는데 평소보다 2배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체력 소모 또한 그 이상이 되는 힘든 산행이 되었다. 특히 3군데의 너덜지대를 통과하는 되는 큰 바위들 사이에 형성된 바위 틈새와 구멍들이 눈이 덮혀 있어 보이지 않아 잘못 디디면 발이 빠져 큰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어서 일일이 스틱으로 찍어 확인을 하며 바윗길을 올라야 하므로 약 10여분이면 오를 수 있는 거리를 1시간이상 지체하며 올라야 하는 어려움이 수반되었다.
저항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30분경. 미시령 통제선을 출발한지 약 11시간, 미시령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약 5km 도상거리 산행에 약 9시간 40분이 소요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약 3km의 도상거리를 진행한다면 2군데의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1249.5봉(저항봉)과 1326.7봉을 지나 마등령에 내려서는데 이제까지 진행한 속도를 감안한다면 약 4~5시간 이상은 족히 걸리고 마등령에서 설악동 주차장까지 하산하는데 추가로 3~4시간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이 되어 총 7~9시간이 앞으로 소요되므로 더 이상 진행을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저항령계곡을 따라 탈출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물론 저항령계곡도 입산금지구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등산로가 불확실한데다가 눈까지 덮혀 있어 계곡을 따라 길을 만들며 하산을 하였으며 정상적인 산행시 소요되는 약 3시간 30분보다 더 긴 시간인 약 5시간이 걸렸다. 또한 우리가 산행한 12월 10일(일)은 설악산국립공원 전체(비선대, 울산바위만 제외)가 입산금지로 통제를 하고 있었다.
▲ 미시령 옛길 도로통제 바리케이트
▲ 이른 아침 준비
02:45~03:40=>옛 미시령도로 도적모텔, 펜션 앞/도로통제선
도로 결빙으로 미시령 옛길이 통제되어 도적폭포 모텔 입간판이 있는 미시령 정상 약 2.5km 못 미쳐 운행을 중단하고 산행 준비에 들어간다. 도로 위에 자리를 펴고 라면을 끓여 한그릇씩 비우고 도로를 따라 도로통제를 위해 설치해둔 바리케이트를 지나 미시령으로 향한다. 현재 56번지방도는 미시령터널이 생겨 그 기능을 잃었지만 속초로 넘어가는 추억의 꾸불꾸불한 옛 도로를 따라 진행을 하여 '정상 1km'란 이정표(04:08)와 '미시령휴게소, 미시령 1km'란 또 다른 이정표(04:12)를 차례로 지나 미시령 정상에 오른다.
▲ 미시령 이정표와 표지석
04:26~04:50=>미시령(767m)
어둠에 잠겨 적막함이 감도는 미시령휴게소가 있는 미시령 정상 우측으로 이정표(미시령 767m)와 표지석이 어둠속에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우측 절개지를 오르면 등산로를 통제하기 위해 설악산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철조망과 '출입금지' 안내문이 대간꾼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철조망 좌측을 돌아 산행들머리에 들어서니 눈 덮힌 산비탈에는 등산객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가 없고 등로도 보이지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등로를 찾아 무작정 능선길을 따라 약 10여분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눈 덮힌 산길이 희미하게나마 윤곽이 보이기 시작을 한다. 후미(중도에 2명은 위험하다며 왔던 길을 되돌아 도로를 따라 하산)가 도착할 때 까지 대기를 하고 있다가 출발(05:17)하여 경사도 있는 오르막 눈길을 나침판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다가 선답자들이 매달아 둔 첫 표식기(05:42~05:49)를 발견하고 약 16분 후 오르막이 끝나는 넓은 공터에 이르게 된다.
▲ 미시령 산행들머리에 설치된 '출입금지' 안내문과 철조망
06:05~06:13=>넓은 공터
해발 약 1,030m 높이의 고지인 넓은 공터를 뒤로 하고 약 8분간 굴곡없는 능선길을 따르면 약간의 오르막이 나타나고 정면의 암봉(06:35)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전형적인 능선길이 이어진다.
약 13분 후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고 약 6분 후 밋밋한 봉우리인 능선분기봉에 오르니 약 1080봉이다.
▲ 새벽 안개가 자욱한 눈길을 오르는 회원들
06:54~06:57=>봉우리(약 1080봉)/능선분기봉
좌측으로 동해의 일출이 시작되는지 수평선 주위로 붉은 기운이 퍼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완만한 내리막과 편안한 등로를 따르다 약 13분 후 너덜지대와 가파른 오르막이 포함된 등로를 극복하여 1318.8봉이 지척에서 조망이 되는 전망봉에 오르게 된다.
▲ 눈꽃 사이를 걸어서...
▲ 전망봉에서 맞은 일출
07:40~08:06=>전망봉/약1120봉
설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등로를 따라 전망봉에 오른 후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운해에 쌓인 대간길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붉은 여명이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주위의 설화들도 시작되는 일출의 햇살을 받아 빛을 반사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전방으로는 1318.8봉으로 이어지는 너덜지대 오르막이 눈속에 묻혀 있지만 부분적으로 바위를 드러내고 있어 조망이 된다.
전망봉을 뒤로 하니 길고 긴 너덜지대가 가는 길을 막고 대간꾼들이 쉽게 내려서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큰 바위 사이로는 크고 작은 Hole(바위틈새)들이 입을 벌리고 가는 길을 더디게 만들고, 대부분의 바위틈새는 폭설로 덮혀 있어 발을 내려 놓기가 무섭게 쑥 빠져버려 다리 골절 등 부상의 위험마저 내포를 하고 있어 진행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미끄러운 바위 위에 쌓인 눈에, 덮힌 눈으로 숨겨진 바위틈새를 피해 진행하기 위해 일일이 스틱으로 찍어 길을 개척하며 한발 한발 내딛게 되니 산행시간이 평소의 4~5배이상 더 소요가 된다. 어렵사리 너덜바위 지대를 통과하여 오르니 정면으로 설악산 대청봉부터 중청, 끝청을 거쳐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과 마등령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이 운해와 조화를 이루며 있어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사로 잡히게 한다.
▲ 아침 햇살을 받으며 눈꽃을 배경으로...
▲ 전망봉에서 바라본 가야 할 1318.8봉과 대간길
▲ 1318.8봉 오름길의 눈 덮힌 너덜지대
▲ 1318.8봉 오름길의 너덜지대에서 뒤돌아 내려다 본 대간길
10:12~10:25=>1318.8봉
우측으로 꺾이어 진행되는 대간길을 따라 잠시 내려섰다 굴곡이 거의 없는 능선길을 따른다. 햇살이 비치는 장소를 찾아 설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하고 아침과 점심을 겸하는 식사(10:35~11:10)를 한다. 완만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오름막을 대하고(11:51) 이를 극복하여 봉우리에 오른다.
▲ 1318.8봉에서 바라본 설악산 대청봉
▲ 눈꽃 터널길
12:14~12:21=>봉우리/약1380봉
좌측으로 휘어져 돌아가는 대간길인 완만하고 편안한 내리막 후 잠시 휴식(12:28~12:42)을 취하고 암봉에 오르게 되니 황철봉이다.
▲ 황철봉 정상
12:58~13:04=>황철봉(1381m)
집채만한 바위들이 주위의 나무들과 함께 온통 흰 눈을 뒤집어 쓰고 정상을 지키고 있다. 정상을 우측으로 돌아 나가니 내리막에 너덜지대가 또 다시 등로를 가로 막으며 쉽게 통과를 허락치 않으며 시련의 시간을 예고한다.
때로는 과감하게 엉덩이를 바위에 대고 미끄러지듯 내려서기도 하고, 때로는 스틱으로 너덜지대 바위틈새를 확인하며 조심조심 내려서기도 하며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이어지는 내리막 눈길을 찾아 한참을 고생하니 넓은 공터가 나타나는 안부에 이르게 되는데 저항령이다.
▲ 황철봉을 뒤로하고 내리막 너덜지대를 향하여/정면에 보이는 능선분기봉이 저항봉(1249.5봉)
14:27~14:36=>저항령
저항령은 넓은 공터로 좌, 우로 하산등로가 있는 안부사거리이나 입산이 금지된 지역이고, 눈이 하얗게 덮혀 있는 상태라 탈출로를 찾을 수도 없고 이곳 저곳 찾아 다녀 보아도 식별이 되지 않는다. 지도상으로는 우측은 길골을 거쳐 백담산장으로 탈출이 가능하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정도이고, 좌측은 저항령계곡을 따라 탈출을 하여 설악동 청운각 근처의 합수곡에 이르게 되는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30분 정도로 되어 있다.
더 이상의 진행은 산행시간과 체력적인 어려움이 예상되어 이곳 저항령에서 탈출을 하기로 한다. 물론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눈속에 덮혀버린 희미한 등산로를 찾아서 이를 따라 하산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저항령계곡 방향을 택하여 탈출을 시작한다.
사라진 등산로를 찾기 보다는 계곡을 끼고 등로를 만들며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이정표가 없는 상태이므로 진행 거리나 남은 거리는 전혀 알 수가 없고 단지 소요시간만으로 하산 거리를 추정하면서 계속되는 내리막을 따르기를 약 3시간여. 계곡에는 다시 어둠이 내리기 시작을 하여 렌턴을 밝히며 무작정 나침판의 방향과 계곡의 흐름만 길잡이로 삼아 내려서기를 또 다시 2시간여. 비선대에서 내려오는 계류와 저항령계곡의 계류가 합류하는 합수곡에 도착, 계류를 건너 비선대와 설악동매표소 사이의 넓은 임도성 등로에 이르게 되면서 약 5시간여의 긴 탈출을 마감한다.
▲ 눈 덮힌 저항령의 넓은 공터
19:24=>비선대 진입등로
긴장하며 가슴 조리던 긴 탈출의 시간을 마감하고 비록 늦은 하산이지만 진입등로에 올라사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설악동매표소로 향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비록 약 16시간이 소요된 긴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구간을 완주하지 못하고 다음에 다시 이 구간을 새로 도전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많은 눈과 사라져 버린 등산로 때문에 포기를 하고 미시령에서 발길을 돌렸더라면 16시간의 길고 어려운 산행으로 얻은 심신의 피곤함 보다 더 믾은 아쉬움이 남았을 것 이다.
자연에 굴복하고 미완의 산행으로 끝을 맺었지만, 자연에 도전해 보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지 못 하였것이다. 그 대가가 비록 큰 고난과 고통을 안겨주었을지라도.
물론 다음에 이번 산행과 똑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되돌아 발길을 돌리는 미련한 포기(?)보다는 오늘과 같이 또 다시 도전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비록 모든 사람이 도전의 길이 포기하는 것보다 미련하다고 할지라도...
19:40=>설악동 주차장
만 3년에 걸친 백두대간 산행을 2006년 올해는 반드시 마무리 하겠다던 계획이 또 다시 2007년으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마지막 3개 구간을 남기고 끝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내년 눈이 녹은 후 봄에 다시 이번 구간을 찾아 먼저 종주를 하고 나머지 2개구간을 마무리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2006년도 백두대간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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