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태탐방로/2009년 지정탐방로

(2009년)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Ⅴ)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종합

왕마구리 2010. 4. 22. 22:53

◀ 삼남대로를 따라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

 

1. 다산의 눈물과 백련사의 동백이 애달픈 그리움이 넘치는 남도 유배길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다산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은 그의 삶을 그대로 이야기하듯 나무에서 한 번, 땅에서 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동백이 붉디붉은 비단길을 펼쳐놓고 있다.

한양에서 화려한 생활의 꽃을 떨구고 유배길에 나선 다산이 유배지에서 목민심서 등 명작을 집필하면서 다시 한 번 꽃을 피운 것처럼 그래서 이 길은 슬픈 유배길이 아니라 피안에 이르는 곳이었는지도 모른다.

붉은 비단이 깔린 한없이 깊고 아늑한 숲길을 걷노라면 동백나무와 소나무, 대나무, 두충나무가 뒤엉켜 자라 터널을 이루고, 지상에 드러난 소나무 뿌리를 무심코 힘껏 밟고 지나가다 소스라치게 놀라 그 옛날 한양을 떠나 먼 남도 땅으로 유배길에 나선 실학자의 애달픈 눈물이 숲을 적신 그 길임을 새삼 떠올린다.

한양에서 천리만리 떨어진 월출산이 앞을 막고 강진만이 앞을 막는 형세가 꼭 섬과 같은 강진에서 하염없이 강진만을 들고나는 바닷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면, 동백꽃이 절로 지고 철새가 당연하 듯 날아드는 모습에서 옛 시구 한 편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강진에서 영암으로 이어지는 삼남대로는 지리산 둘레길처럼 긴 길도 아니고,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유명세를 치룬 길도 아니지만 '한국의 아름다운 길(다산초당~백련사 사이의 숲길)'에 선정될 정도로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길이다.

 

다산초당에서 샛길로 빠지면 다산이 손님을 맞거나 '목민심서', '경세유표'등 600여권의 저서 저술작업을 하였던 동암과 다산이 형 정약전을 그리며 강진만을 바라보았던 터에 세워진 천일각이 있다.

천일각에서 다산유배길의 백미인 백련사로 이어지는 숲길은 1km가 채 되지 않지만 야생 녹차밭과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수령 300~500년된 1,5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룬 3㏊ 이상에 달하는 동백림이 펼쳐져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다.

풍요로운 갯벌은 수많은 새들을 불러들여 갈대숲을 따라 철새관찰지로 유명한 강진만 철새도래지에 들어서면 3.5km의 제방 길을 따라 요란하게 날개짓하는 새들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에 추자도 멸치젓 배가 들어오던 남포포구에는 옛 영화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비릿한 젓국 냄새가 남아 있고, 다산 정약용이 1년 6개월간 머물렀던 묵리마을 이학래의 집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다산의 최초 유배지로 4년을 머물렀던 사의제는 주막에 마련된 다산의 공간으로 땅 설고 물 설은 강진 땅에 서글픈 마음으로 찾아 든 곳으로 사람들을 모아 가르치고 글도 쓰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강진에 귀양오기를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피폐해졌던 다산이 몸과 마음을 추스렸던 주막집은 지금도 탐방객의 지침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있다.

작은 골목길을 돌아 자박자박 돌담을 옆에 끼고 돌아 오르면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비가 반기는 영랑의 생가가 있다. 봄이면 영랑이 기다리던 모란이 만개하여 아름답고 생가 뒤로는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마을을 벗어나 5km 정도를 걸어가면 유흥준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이처럼 소담하고, 한적하고, 검소하고,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라고 말하였던 화려한 단청 하나 없이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지은 가람인 무위사가 눈에 들어온다.

몽글몽글한 차나무가 산 아래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차밭에 위치한 '강진다원'에서 동쪽으로 길을 청하면 3층석탑만이 덩그랗게 서서 절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옛 대가람이었던 월남사 터가 찬란했던 과거를 무색케 한다. 탑 너머로 월출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월출산 끝자락에 있는 누릿재를 타고 강진을 뒤로 하고 영암 땅에 발을 디디면 길은 가파르지는 않지만 우거진 풀과 나무가 발길을 더디게 한다.

하늘을 덮고 있는 편백나무 숲을 지나 고개를 내려서면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사지구로 월출산 산행의 들머리로 유명한 곳이다.

공기 좋고 겅치 좋은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오솔길을 따르면 산의 80%가 맥반석으로 이루어져서인지 긴 여정의 피로가 사라지는 웰빙 기 도로이다. 성품사지 5층석탑을 지나 기찬랜드까지 명품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도선국사가 출가를 했다고 전해지는 도선암지. 구림천 흐르는 물 소리를 들으며 잠시 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길을 따라 일주문 지나 들어서면 과거 스님들이 물을 받아 마셨던 길이 5m의 거대한 돌 수조가 상당한 규모의 사찰이었음을 알려주는 도갑사가 있다.

819번 지방도로로 좌회전하여 3km 정도를 걸으면 왕인박사유적지. 넓은 유적지를 쉬엄쉬엄 둘러보고, 2.5km 정도 떨어진 구림마을 한옥 전통마을에 발길을 멈추며 남도 유배길의 여정이 끝이 난다.

 

 

◇ 남도길의 축제

    * 강진청자축제(매년 8월) : 대구면 고려청자도요지 일대에서 개최.

고려 500년 동안 고려청자를 생산하던 곳으로 우리나라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청자의 80%가 강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강진청자축제에서는 고려청자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이다.

    * 영랑문학재(매년 4월) : 영랑생가에서 모란이 활짝 필 때 열리는 축제로 영랑시문학상 시상식과 시화전, 백일장대회, 시낭송대회, 모란예술제 등이 진행된다.

    * 다산제(매년 5월) : 다산유적지 일대에서 다산을 추모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여는 축제이다.

    * 왕인문화축제(매년 4월) : 왕인박사유적지 일대에서 일본에 건너가 학문과 문화를 전달한 왕인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왕인의 무덤이 있는 일본의 히라카타와 한일 문화예술단이 참가하여 왕인박사의 도일 의미를 되새기고, 유적지를 중심으로 백제의상패션쇼, 민속놀이, 퍼래이드 등이 열려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2. 남도 유배길 탐방로 코스(총 61.50km)  

탐방일자 

구 간 명 

탐방로 코스 

탐방로 거리 

소요시간 

 

제1코스

(사색과 명상의 다산오솔길) 

다산수련원-다산초당-백련사-철새도래지-남포마을-목리마을(이학래의집)-강진시장-사의재-영랑생가

약 15.00km 

약 5시간 

 

제2코스

(시인의 마을길) 

영랑생가-보은산방(고성사)-솔치-금당마을(백련지)-성전5일시장-성전달마지마을 

약 13.40km 

약 4시간 

 

제3코스

(그리움 짙은 녹색 향기길) 

달마지마을-무위사-안운마을(백운동)-강진다원-월남사지3층석탑-월남마을-신월마을-누릿재-천황사

약 16.60km 

약 4시간30분 

 

제4코스

(월출산 자락, 기 충전길)  

천황사-기찬묏길-성품사지5층석탑-기찬랜드(기건강센터)-도선암-도갑사-왕인박사유적지-구림마을(도기박물관)

약 16.50km 

약 6시간 

합     계 

 

 

약 61.5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