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우리나라가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기지를 설치(1988년)하고 본격적인 남극연구활동을 시작한지 만 20년, 그리고 2007~2008년 국제 극지의 해(International Polar Year)를 맞아 우리 젊은이들의 기상을 높이고 최근 자원적 가치와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남극일대에 대한 탐사활동을 위해 전국에서 선발한 대학생이 주축인 '2008년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를 사단법인 한국산악회가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동아일보, 동원그룹의 후원으로 파견하게 되었다.
3개 팀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활동을 위해 파견하게 되었는데, 그 3팀 중 하나인 '빈슨매시프팀'의 일원으로 아들인 천 우용이 선발되어 2008년 1월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월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1월 22일) 남극 최고봉인 빈슨매시프 정상을 등정하고 1월 31일 무사히 인천공항을 통하여 귀국하였다.
2006년 경희대학교산악부 브로드피크봉 10주기 추모원정대 일원으로 스팬틱봉(파키스탄 카라코람산맥/7,027m)을 등정한 후 이번이 두번째 해외 원정이었으며, 이번 원정에 참가하여 원정기간 중 작성한 메모 형식의 일기와 사진들을 참고로 재 구성하여 3편 총 7차례로 나누어 원정기를 적어 보기로 한다.
-제 1편 : 희망을 안고 남극의 관문 '푼타아레나스(Punta Arenas)' 까지(2008년 1월 2일 ~ 1월 6일)
-제 2편 : 열리지 않는 남극의 문(2008년 1월 7일 ~ 1월 13일)
1부 : 파타고니아 최고의 절경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2부 : 푼타아레나스에서의 여유
3부 : 팽귄마을과 푼타아레나스의 훈훈한 인정(人情)
-제 3편 :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Vinson Massif)에 오르다(2008년 1월 14일 ~1월 31일)
1부 : 가자!!! 빈슨매시프를 향해(2008년 1월 14일 ~ 1월 20일)
2부 : 드디어 빈슨매시프 정상에 서다(2008년 1월 21일 ~ 1월 24일)
3부 : 아듀~~~ 남극(2008년 1월 25일 ~ 1월 31일)
▲ 빈슨매시프(4,879m) 정상에서 '2008 한국대학생 남극탐사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
♧ 원정 개요
1. 원정대 명칭 : 2008 한국대학생 남극 탐사대 빈슨매시프팀
2. 원정 목적
1)남극대륙 최고봉 빈슨매시프(4,897m) 등정
2)패트리어트 힐 일대의 운석 탐사
3)극지 고소에서의 인체적응 능력 및 장비 테스트
3. 원정일자 : 2008년 1월 2일 ~1월 31일(총 30일간)
4, 주 최 : 사단법인 한국산악회 / 후원 :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동아일보, 동원그룹
5. 원정대원(3명)
대장 : 정 갑수(한국산악회 산악학술위원장)
대원 : 천 우용(경희대), 은 성훈(경북대)
- 제1편 : 희망을 안고 남극의 관문 '푼타아레나스(Punta Arenas)'까지(2008년 1월 2일 ~ 1월 6일) -
▲ 1월 2일 인천공항에서 대장정 막을 올리고 미국 L.A.로 출국하며...
1월 2일(수)
드디어 1달간의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대원 선발에서 부터 반년 간 이어졌던 여러 훈련들... 그리고 지난 12월 23일 동아일보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거행되었던 '2008 한국대학생 남극탐사대' 발대식까지 끝났음에도 실감나지 않았던 내가 LA를 향해 출발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자 비로서 "가는구가..."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아직까지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많은 원정과 산행을 다니지 않았지만 이 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원정을 통하여 많은 것을 보고 느낄 것이며, 나는 분명 더욱 성장해서 돌아 올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더욱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던 주사위는 던져졌으며, 무엇을 얻을 것인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파이팅!!!
1월 3일(목)
영화와 TV를 통해서만 보아왔던 Universal Studio, 그리고 Hollywood...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느껴오던 대단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칠레에서의 일정과 빈슨매시프의 등반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고, 계속 함께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처럼 좋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다름아닌 바로 지금이 등반을 모두 끝 마친 상태가 아니라 커다란 등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남극까지 바로 갔으면 하였지만 비행기 스케쥴 때문에 미국에 머물게 되었고, 그로 인해 몸은 물론, 정신까지 약간 느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Universal Studio 관광을 하면서...
시내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연세대산악부의 종주 형, 그리고 형수님과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리고는 우리보다 앞서 빈슨매시프 등반을 마친 엄 홍길 선배님을 뵙기 위해 남가주 산악회 이 광운 선배님의 댁으로 찾아 갔다. 현지상황, 가이드와의 마찰 등등 등반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Universal Studio에 빼앗겻던 정신이 다시 빈슨매시프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빈슨매시프에 대한 생각을 한참이나 하다가 조용히 잠을 청했다.
▲ 종주 형 부부와 함께 한 자녁식사
▲ 남가주 산악회 이 광운 선배님 댁에서 엄 홍길 선배님과 함께...
1월 4일(금)
칠레는 물론이고 중남미의 모든 국가들은 예전부터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하였다. 역시나 LA공항에는 한국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반가운 분들을 뵙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바로 최 홍건 회장님(한국산악회 회장)과 김 재철 명예단장님(동원그룹 회장), 그리고 극지연구소 이 홍금 소장님을 비롯한 세종기지 월동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 LA공항에서 뵙게 된 최홍건회장님(가운데), 김재철 명예단장님(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홍금 극지연구소 소장님(오른쪽 끝)
단촐하던 3명에서 많은 대 부대원으로 인원이 늘어난 우리는 칠레를 향해 LA공항을 출발, 칠레 산티아고로 향했다.
인천공항을 처음 출발할 때에도 그랬지만, 비행기를 타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조금씩 다가 갈수록 내가 남극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LA에서 산티아고까지는 장장 12시간이나 비행을 해야 한다. 우리가 몸을 길은 비행기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다. 바로 먹고 자는 일이다. 지금도 역시 밥이 오고 있다. "성훈아~ 일어나서 밥 먹어라~~~"
1월 5일(토)
12시간에 걸친 긴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기대하던 칠레의 산티아고에 도착하였다.
도착하니 역시 날씨부터가 뭔가 달랐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LA에서 부터 장시간 비행 때문인지 몸이 매우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칠레에 까지 온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산티아고의 거리로 나섰다. 역시 산티아고 시가지는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옛 것의 운치와 낭만, 그리고 새 것의 세련됨을 두루 갖추고 있었는데 그것들이 매우 조화롭게 거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어느 곳을 향하여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모두 작품이 되는 바로 그런 곳이었다.
♧ 산티아고(Santiago)
칠레의 수도이며 인구 460만명(2002년 추계)의 산티아고 대도시권의 주도이다.
운하화한 마포츠 강 연안에 있으며, 동쪽으로 안데스산맥의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1541년 스페인의 정복자 '페드로 발디비아'가 '산티아고델누에보엑스트레모'라는 이름으로 세운 도시이며, 원주민인 피쿤체 인디언은 스페인 정착민의 지배를 받았다. 원래의 도시는 마포초 강의 두 지류와 전망대로 쓰였던 동쪽의 우엘렌(산타루시아의 옛 지명) 산을 경계로 하였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는 동안 산티아고는 큰 발전이 없었다가 체크판 모양의 도시윤곽이 1800년대 초 북쪽과 남쪽, 특히 서쪽으로 도시가 팽창하기 시작하였다. 독립전쟁(1810~1818) 때 결전인 마이푸 전투가 도시경계선 외곽지대에서 일어나 산티아고 시내는 별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1818년 스페인으로 부터 칠레가 독립하면서 공화국 수도로 지정되었다.
식민지 시대 건축물로는 총독관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조폐국, 영사 재판소, 산프란시스코 교회, 산토도밍고 교회, 레콜레타 프란시스카나, 자비의 교회 등이 남아 있으며, 코우시뇨 궁전이 19세기 대표적인 건축물이고 미술궁전, 국립도서관, 연합 클럽 등의 건물들에는 20세기 초의 양식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현대식 건축물들은 비티쿠라, 산루이스 산, 로쿠로에 있는 주거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대 산티아고에는 칠레 산업이 최대 규모로 밀집되어 있고, 주 생산품은 식료품, 섬유, 신발, 의류 등이며 야금업과 구리채굴업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식거래소와 보험, 수백 개의 지점을 갖춘 주요 은행들이 있어 금융부문에서도 활발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칠레 철도의 중심지로 서쪽에 있는 산안토니오의 여러 항구와 북서쪽에 있는 발파라이소로 연결되는 철도와 고속도로의 경유지로서 대서양으로 나가는 관문 역활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이 있으며 푸다우엘에 있는 국제공항과 로스세리요스에 있는 공항이 있다. 군용비행장인 옐보스케와 로카스티요, 토발라바라고 하는 소규모 민간용 공항도 2곳이 있다.
문화생활면에서도 국제적인 도시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영향을 받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음악, 연극, 미술, 문학 분야에서는 메스티조의 재능이 강하게 발휘되고 있다.
국립문헌보관소와 수 많은 도서관과 박물관이 있다. 칠레대학교(1738)와 칠레카톨릭대학교(1888), 주립공업대학교(1947) 등의 고등교육기관이 있으며, 동물원과 야영지는 산타루시아 산에 위치해 있고, 산크리스토발 산에 위치한 공원은 휴양지로 이름이 나 있다. 파레요네스에는 스키장이, 알가로보와 산토도밍고 사이의 해안에는 휴양지가 몇 군데 있다.
▼ 산티아고 시가지 전경
▲ 칠레 독립전쟁 영웅상 앞에서 경비원과 동일한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좌측에서 두번째가 우용이)
지친 몸을 달래는 데에는 역시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칠레 제1의 도시답게 다양하고 풍부한 해산물이 있어 메뉴로 택하였는데 아쉬운 점은 바로 가격이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할 정도로 물가가 제법 비싼 편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국립미술관과 역사박물관을 둘러 보았는데 짧은 역사를 가진 중남미국가들의 특성상 볼거리는 그다지 많지가 않았다. 그러나 칠레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하루였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 국립미술관 안에서...
▲ 칠레카톨릭대학교를 방문하여...
◀ 산티아고 시내를 관광하며... ▶
▲ 거리에 만개한 무궁회꽃을 배경으로...
▲ 길은 물어 보기도 하고...
▲ 거리의 악사들...
▲ 거리의 화가들...
▲ 거리관광을 하며 포즈를 취해 보기도...
▲ 산티아고의 첫 하루를 끝내고...
1월 6일(일)
어제 칠레의 더위에 고생을 한 경험 덕분에 오늘은 만발의 준비를 하고 숙소를 나선다. 한국의 일요일과는 다르게 거리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아 매우 한산한 분위기가 풍겨 온다.
우리는 숙소 근처에 위치한 '산크리스토발 공원'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어제 저녁에 잠깐 보았을 때 정상 부근에 커다란 석상이 서 있었으며, 여러 색깔의 조명들이 정상을 밝히고 있어서 과연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제 그 궁금증을 풀 수가 있게 되었다.
공원에 도착하여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매우 잘 나 있었고, 나무들도 많이 우거져 시원하게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한산했던 거리와 비교했을 때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공원을 채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상을 향하며 흘린 땀들을 식히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정상에 위치한 스낵바에서 무엇인가를 사서 마시고 있었는데 이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우리들도 물론 사서 먹어 보았다. Mote Con Huesillos라고 하는 전통 음료였는데 우리나라의 식혜와 수정과를 섞어 놓은 것과 같았으며, 갈증과 허기를 한꺼번에 채워주는 매우 맛있는 음료이었다.
▲ 산크리스토발 공원 입구
▲ 공원 정상에 위치한 성모상을 배경으로...
▲ 공원 내의 성당
▲ 공원 담에 앉아 멀리 시가지를 바라보며...
▲ 산크리스토발 공원 내의 전경
▲ 산크리스토발 공원에서 산티아고 시가지를 배경으로...
▲ 일행과 함께 산티아고 시가지를 배경으로...
▲ 더위를 피해 잠시 백화점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따가운 햇살 가운데에서 몸은 금방 피로해졌다. 숙소로 돌아 온 우리는 Punta Arenas로의 여정을 준비했다. 칠레의 수도이며, 가장 현대적인 느낌의 도시인 산티아고에서 이렇게 남미 특유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푼타아레나스에서의 하루하루가 더욱 기대된다.
또한 푼타아레나스에서 작년 12월 30일 먼저 출발하여 킹조지섬에 위치한 세종기지를 답사한 세종기지팀을 오래만에 만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 피곤한 하루를 뒤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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