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편 :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Vinson Massif)'에 오르다(2008년 1월 14일 ~ 1월 31일) -
▲ 빈슨매시프 정상에서 '대구고 개교50주년' 축하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
▲ 빈슨매시프 정상에서 '경희대산악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뜨지 않아 4일간 푼타아레나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남극의 패트리어트 힐에 도착한 것이 1월 14일(월). 다음 날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패트리어트 힐 공항을 출발하여 1시간여만에 빈슨매시프의 Base Camp에 도착. 준비를 마치고 1월 16일(수) 대망의 빈슨매시프 등정길에 올랐다.
Low Camp를 거쳐 High Camp에 도착한 것이 1월 17일.
그러나 다시 기상상태가 악화되어 High Camp에 발이 묶여 정상 도전을 하지 못하고 3일간 텐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흘 후인 1월 21일(월) 정상 도전에 나서 High Camp를 출발한지 5시간만에 남극의 최고봉인 빈슨매시프(4,879m)에 설 수가 있었다.
'제 3편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Vinson Massif)'에 오르다'에서는 정상 등정 과정과 정상을 출발하여 한국으로 돌아오기 까지 여정을 3부로 나누어 게재하기로 한다.
-제 1부 : 가자!!! 빈슨매시프를 향해(2008년 1월 14일 ~1월 20일)
-제 2부 : 드디어 빈슨매시프 정상에 서다(2008년 1월 21일 ~ 1월 24일)
-제 3부 : 아듀~~~ 남극(2008년 1월 25일 ~1월 31일)
- 제 1부 : 가자!!! 빈슨매시프를 향해(2008년 1월 14일 ~ 1월 20일) -
▲ 푼타아레나스 공항에서 남극 패트리어트 힐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비행기 앞에서...
▲ 패트리어트 힐로 향하는 기내에서...
1월 14일(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 9시 즈음 ANI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과 함께 12시쯤 다시 연락을 준다고 한다. 몇 차례 전화가 더 오더니 패트리어트 힐(Patriot Hill)로의 출발이 결정되었다.
꿈에 그리던 남극대륙... 그런데 이게 웬일? 이 좋은 날 갑자기 몸에 열이 조금씩 나고 머리가 지끈지끈 거린다. 남극에서는 감기 바이러스가 없기 때문에 감기는 안 걸리는데, 감기에 걸린 채로 들어가면 나올 때 까지 낫지 않는다는 얘기를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있는데 약간은 걱정이 된다.
이러한 걱정을 안고 남극발 일루션(항공기명)에 몸을 실었다.
▲ 패트리어트 힐 빙판 활주로에 도착한 일루션
▲ 패트리어트 힐 주변 전경
▲ 패트리어트 힐 식당 텐트 앞에서 기념촬영
▲ 패트리어트 힐에서 빈슨매시프 등정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인천대 산악부 형들과 조우하여 기념촬영
▲ 빈슨매시프를 함께 등정하여 세계 최고령 7대륙 최고봉 등정 기록을 세운 일본인 이시카와 도미야스(71세)씨와 산행 시작 전 기념촬영
장장 5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패트리어트 힐에 도착을 하니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 해 준 사람은 바로 인천대 산악부 동언이 형(01학번)이었다. 빈슨 매시프를 등반을 마치고 나온 터라 얼굴이 검게 타 있었으며, 목 부분에 상처까지 있었다. ((참고 : 현재 인천대 산악부는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빈슨매시프 등정 성공으로 7대륙 최고봉 중 에베레스트 1개만 남겨 둔 상태이다))
아주 먼 외지, 그것도 남극이라는 세상의 끝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며 반가웠다. LA에서는 엄 홍길 선배님을, 푼타아래나스에서는 세종기지 월동팀을. 그리고 남극에 와서는 동언이 형을 만났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가 패트리어트 힐에 도착한 시각이 거의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는 바로 우리 머리위에 떠 있었다. 동언이 형 말로는 하루 종일 머리위에서 돌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오던 백야 현상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것이다.
패트리어트 힐에 도착한 내가 바라는 것은 딱 두 가지이다. 아침부터 안 좋던 몸 상태가 자고 일어나면 말끔히 치료되는 것과 내일도 날씨가 오늘과 같이 좋아서 빈슨매시프 Base Camp로 바로 날아가는 것이다.
별이 안 보이니 별님에게 빌 수도 없네...ㅋㅋㅋ
▲ 패트리어트 힐과 빈슨매시프 베이스캠프를 운행하는 'Twin Auto' 경비행기
1월 15일(화)
남극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아니 밝았다는 표현보다는 백야 현상으로 계속 밝아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단지 시간상으로만 아침이 되었다는 거니까~~~
다행히도 어제 패트리어트 힐에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날씨는 매우 좋다. 게다가 어제 조금씩 안 좋아지던 몸 상태도 자고 일어나니 언제 그랬었냐는 듯 말끔히 치료되었다. 이로써 어제 원하였던 두 가지 바램이 별님에게 빌지 못 하였는데도 모두 이루어졌다. 지금 당장이라도 빈슨매시프 정상을 향해 달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패트리어트 힐(Patriot Hill)에서의 생활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편안하고 따뜻한 것 같다. 아침식사도 푼타아레나스 호텔에서 먹었던 것보다 나은 편이었다. 아니 훨씬 훌륭하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패트리어트 힐에서 점심식사까지 마치고 Base Camp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이용하였던 비행기와는 다르게 매우 조그마한 'Twin Auto'라는 경비행기에 등산장비를 싣고 여러 나라에서 온 우리 일행 3명 포함 3개 팀, 10여명 남짓한 빈슨매시프 등반팀이 탑승을 하였다. 그리고 1시간여의 비행 후 마침내 빈슨매시프 등반의 시작지점인 Base Camp(이후로는 B.C.로 표기)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B.C.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텐트에 짐을 풀고 가이드로 부터 간단한 등반 브리핑을 들었다. 우리 일헹 3명을 담당하게 된 가이드는 Mark였는데, 바로 엄 홍길 선배님의 가이드를 맡았던 친구로 LA에서 선배님으로 부터 들었던 가이드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선배님과의 마찰 등 안 좋았던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맴 돈 탓일까 Mark가 매우 뺀질뺀질하게만 보였다. 과연 이 친구와 등반을 잘 해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아무쪼록 여기까지 오게 되었으니 최선을 다 할 뿐이다.
▲ Base Camp 전경
▲ 2인 1실의 숙소인 텐트
▲ 가이드인 Mark의 등반 코스 브리핑
▲ 등반시 가지고 갈 부식 확인
1월 16일(수)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신기하게도 이곳의 눈은 결정 그대로가 내린다. 아름답지만 좋아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푼타아레나스에서 기상 악화로 시간을 많이 지체한 관계로 등반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Gas가 꽤 차 있는 상태여서 걱정을 했지만, 다행이도 가이드는 오늘 출발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며칠 동안 먹기만 하고 운동도 못한데다가 카라반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등반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한 편으로는 조금 걱정은 된다. 하지만 무사히 등정을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에 다짐을 또 다시 해 본다.
등반을 시작할 때만 해도 Gas가 끼고 눈이 왔는데, 올라 갈수록 Gas가 걷히고 눈발이 줄어 들었다.
정상 부근에는 구름이 많이 껴 있었지만 우리의 등반은 매우 순조로웠다.
▲ 눈썰매를 끌기도 하며 B.C,를 출발하여 Low Camp를 향해...
해발 2100m의 B.C.를 출발하여 중간에 3번의 휴식을 취하고, 5시간만에 Low Camp에 도착을 하였다. 여기에는 엄 홍길 선배님께서 구축하여 놓으셨던 캠프 사이트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엄 홍길 선배님 감사합니다~ ^O^
텐트를 치고, 짐 정리를 마치고, 저녁식사까지 마치니 어느듯 시계는 저녁 9시를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떠 있는 해는 점점 시간 개념을 사라지게 만든다...
내일이면 60º 경사의 3km짜리 설벽을 등반하는 최고 난코스를 대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날씨가 좋다면...
이 난코스를 통과해야 High Camp에 도착할 수 있으니 숨울 수도 피할 수도 없이 맞 부딪쳐야만 한다. 단지 날씨만이라도 우리의 앞길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For all members summit!!!
▲ Low Camp에서의 텐트설치
▲ 완성된 Low Camp
▲ 텐트 안에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가이드인 Mark
▲ 뒤늦게 도착하는 다른 팀들
▼ B.C.에서 Low Camp로 이동 중 펼쳐지는 남극의 설경들
1월 17일(목)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몸 상태는 반대로 최상의 상태이다. Low Camp에 있었던 3개팀 가운데 우리 팀이 가장 먼저 High Camp를 향해 출발을 하였다. 약 30분 가량 진행을 하니 설벽이 앞을 가로 막고 나타난다. 막상 60º 경사의 설벽 앞에 서니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만발의 준비를 갖춘 후 본격적으로 설벽 등반을 시작하는데 경사도 경사지만 그 길이 또한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 최대 난코스인 경사 60º의 설벽을 오르며...
▲ 설벽을 오르면 '대구고 개교 50주년' 축하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
▲ 설벽을 오르며 '경희대산악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
설벽을 2/3지점 정도 올라가자 돌무더기의 너널지대가 나타나고, 시간은 늦었지만 이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으로 행동식을 먹었다. 그리고 남은 1/3의 설벽을 계속하여 올라 갔는데 설벽을 모두 통과하는데만 5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다행히 몸 상태는 약간의 피로만 느낄 뿐 커다란 문제는 없었다.
여기는 남극. 그것도 3900m의 높이에 있어서인지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우 추운 것을 느낄 수 있어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몸을 계속 움직어야 했다.
High Camp 사이트를 만들고 텐트를 쳤으며, 뜨거운 물을 계속 마셨다. 그래도 텐트 안에서 2장의 매트리스와 두꺼운 침낭을 뚫고 한기가 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또 한가지 나를 괴롭히는 것은 바로 식사였다. 가이드인 Mark가 어디서 들었는지 몰라도 한국 사람들은 라면을 좋아한다며, 모든 식단을 라면으로만 준비를 한 것이다.
아침과 저녁으로 라면만 먹었더니(점심은 행동식으로 대충 때움) 진짜 죽을 맛이었다. ㅠㅠ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등반을 끝내고 B.C.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 이다. 물론 무사히 말이다........
▲ 가파른 설벽 구간
▲ 설벽의 2/3 지점에 위치한 바위 너덜지대
1월 18(금)~1월 20일(일)
강풍이 불고 Gas가 차 있어 정상 도전을 보류하고 High Camp에서 기상 조건이 좋아질 때 까지 3일간 하는 일 없이 텐트 내에서 머물며 또 다시 대기하였다.
▼ Low Camp에서 High Camp로 향하면서 조망된 남극의 절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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