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편 :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Vinson Massif)'에 오르다(2008년 1월 14일 ~ 1월 31일) -
- 제 2부 : 빈슨매시프 정상에 서다(2008년 1월 21일 ~ 1월 24일) -
B.C.를 1월 16일 출발하여 High Camp에 1월 17일 도착하였지만 기상조건이 악화되어 빈슨매시프 정상 공격을 하지 못하고 3일간 High Camp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날씨가 좋아지자 정상공격에 나서게 되었다.
1월 21일(월)
안 좋은 날씨가 3일간 계속되다가 드디어 날씨가 등반하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해발 3900m에 위치한 High Camp를 출발해서 1시간 정도 걸어가자 저 멀리로 빈슨매시프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때 까지만 해도 2시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할 것처럼 보였으나, 우리가 정상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정도가 더 지난 후 이었다.
▲ 정상을 향해 High Camp를 출발하기 전 가이드인 Mark의 정상 공격루터 설명
▲ 정상을 향하며 중간에 휴식을 취하고...
▼ 정상을 오르며 조망된 주변의 설경들...
정상에 도착한 감격도 잠시. 우리는 정상에서 얼어 죽는 뻔 했다. Mark가 무선 통신 점검을 위해 우리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면서 사라졌는데 금방 돌아 올 것이라 생각하고 협찬사 깃발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Mark는 올 생각도 하지를 않는다. 결국 2시간여를 정상에서 벌벌 떨며 기다리니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몸은 점점 움추려 들어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 우리는 가이드없이 High Camp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 빈슨매시프 정상에서의 기념촬영
▼ 후원 및 협찬사 깃발을 들고 정상에서 기념촬영
North Face/(주)골드윈코리아
삼성물산(주)
(주)대우인터내셔널
(사) 한국산악회
(주)삼양사
동아일보사
▲ 정상 옆 공터에 도착한 전체 일행들
▼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전경들
추위로 움추려든 몸을 이끌고 하산을 시작하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점점 안개가 끼면서 우리의 시야를 가리기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환청도 들리기 까지 하였다. 자연스레 우리의 발길은 빨라졌고 거의 7시간이 걸려 올라간 정상을 단 2시간만에 초 스피드로 High Camp에 내려왔다.
High Camp에 무사히 도착을 하니 정상에 섰을 때보다 더 기쁜 마음에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Mark 역시 우리보다 1시간 정도 뒤에 High Camp로 내려왔으며, 우리를 정상에 2시간이나 방치해 둔 탓인지 Mark는 계속 미안해 했다.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미안해 하는 가이드인 Mark를 보니 오히려 먼저 내려온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하였다.
이제야 등반의 반을 끝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으며, 오늘 밤은 매우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 High Camp 도착 후 정상 등정 기쁨의 포웅과 여유
1월 22일(화)
눈을 떠 보니 어느새 시계는 9시를 가르키고 있다. 어제 피곤하기는 했나 보다. 12시경에 잠들어서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은 채 잠을 잔 것은 남극에 들어온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항상 중간에 몇 번씩 깨어 나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등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정상 등정 후의 안도감과 11시간에 걸친 힘든 운행이 나의 깊은 잠을 도운 것 같다.
이곳에서 B.C.까지 내려가는 길은 길고도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60º의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고, 끝없이 펼쳐지는 설원지대를 지나야만 B.C.에 도착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원정의 반은 끝 마친 셈이고, 이제 남은 반만 무사히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생각하니 힘든 줄을 모르고 B.C.를 향해 내려가는 발길이 가볍다.
무엇보다도 더욱 기분을 좋게 해 준 것은 지금 B.C.에 우리를 위해 패트리어트 힐로 돌아 갈 비행기가 준비되고 있다는 가이드 Mark의 말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안자일렌에는 적응이 잘 안되었다. 크래바스가 많기 때문에 등반이 끝나가는 시점인데도 내가 담당한 Video 촬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조금 걱정이 된다.
다섯 시간 정도를 정신없이 내려오자 저 멀리 B.C.가 보이기 시작했다. B.C.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당연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던 패트리어트 힐로 데리고 갈 비행기를 찾아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걱정(기상악화로 이착륙이 금지되는 최악의 경우)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ㅠㅠ
▲ High Camp 철수준비
▲ 끝없이 펼쳐지는 설원지대
▲ B.C.로 향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 B.C.에 도착하고...
▲ B.C. 전경
▲ B.C. 주변의 전경
1월 24일(목)
하늘은 우리를 하루라도 그냥 가게 하지 않는구가...
날씨로 인해 오늘 하루도 B.C.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지루하게 보내고 있었다.
다이닝(식당) 펜트에서 먹고, 책 읽기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저녁 8시 30분경 가이드들이 내일 할 일 때문에 다이닝 텐트를 닫고 쉬어야 한다는 말에 나 역시 터벅터벅 걸어 와 숙소인 텐트로 들어갔다. '오늘도 못가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 B.C. 다이닝 텐트 안에서 등정기록을 적으며...
▲ B.C에서 빈슨매시프 정상까지 등정코스가 표기된 지도
▲ 함께 빈슨매시프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고령 7대륙 최고봉 등정 기록을 수립한 '이시카와 도미야스(71)' 옹
▲ 엄홍길 선배님이 빈슨매시프 등정 후 남기신 기념품을 가이드들이 자랑하며...
▲ 함께 빈슨매시프를 등정한 일행들과 B.C.에서 기념촬영...
잠이 막 들 무렵이었다. 갑자기 텐트를 흔들며 짐을 싸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행기가 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는데, 처음에는 기쁘기 보다는 황당하였다. 해는 24시간 떠 있으니 상관은 없겠지만 이때의 시각이 저녁 10시 50분 이었으니까.
갑작스러운 출발 소식에 정신없는 상태에서 Mark와 아쉬움의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를 데리러 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B.C.에 착륙하고 있는 'Twin Auto'
▲ 비행기에 승선하기 전 B.C.에서 마지막 기념촬영
▲ 패트리어트 힐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는 일행들
▲ 가이드인 Mark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
▼ 패트리어트 힐로 향하는 Twin Auto 기내에서 내려다 본 남극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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